2011. 9. 16. 00:55읽을꺼리/편 지

 

 


 

뒷걸음질 치는 나를 보는 녀석의 눈빛은
그것이 녀석인지 황토흙이 빚은 그림인지를
구분하기도 어렵더니

 

한참을 꼼짝 않고 내 손의 움직임에 기대어 있던 네게
그저 가위질 몇번 해주는 것외엔 해줄것이 없어
미안하기만 했다는...

 


뭉치고 뭉쳐 시선을 가려버리는 머리를 깍아주는것만으로
네가 내게 보여 주었던 사람의 미소같던 표정은

사진으로 남긴것보다도
훨씬 더 진하게 각인되어
고스란히 떠 오른다.


스스로는 제 몸의 털을 어찌 할수 없고
그대로 두면 두는대로 뭉치고 뭉쳐
돌처럼 단단해져가는 모습이
어찌나 안스럽던지...

 

눈을 완전히 덮어버린 털뭉치 사이로
잠시 스치던 칠흑빛의 네 눈동자.

오늘 그 맑은 검정의 눈동자를 볼수 있음에
하냥 좋기만 하다.

 

나와 그 검고 반짝이는 눈빛을 나누는
너와의 시간이 그지없이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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