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자꾸 쓰러지는건 네가 꼭 이룰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시인이 보라 하였던 너의 하늘 그 너의 하늘은 무엇을 말함일까?
그가 말한 나의 하늘은 시선을 어디로 두어야 보이는 걸까?
꼭 이룰것 자꾸 쓰러지는 이유로 들어 준
꼭 이루어야 할 내것인 그 것은 무엇일까?
지금의 나는 자꾸 쓰러지고 힘들고 앞이 안 보이니
하늘을 보아야 하는대...
그렇게 상징적으로 나의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던 그가
이번에는 제대로 하나를 보여 주었다.
상징성이 아닌 의미로 보여 주었다.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박 노 해
무기감옥에서 살아나올 때 이번 생에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혁명가로서 철저하고 강해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허약하고 결함이 많아서이다
하지만 기나긴 감옥 독방에서 나는 너무 아이를 갖고 싶어서 수많은 상상과 계획을 세우곤 했다
나는 내 아이에게 일체의 요구와 그 어떤 교육도 하지 않기로 했다 미래에서 온 내 아이 안에는 이미 그 모든 씨앗들이 심겨져 있을 것이기에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 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무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되는 건 안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안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고 거짓에 침묵동조해서는 안 된다
안 되는 건 안된다!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러니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 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 손대려 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월권행위이기에
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안달하기보다 먼저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끊임없이 배워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음의 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것이었다
말로 하기로 치자면야 수없이 많이 늘어 놓을 수 있다지만
꼭 해야 할 꼭 해 낼 수 있는 세가지.
오늘 나는 그 세가지의 말로 하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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