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번째의 여름

2011. 8. 27. 18:25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네가 앉아 날개짓 멈춘 잠시의 시간
그 시간이 흐르고 나면

 

너는 늘 그렇고 그런 시들한 기억으로
순간의 화려한 날개짓이 기억날듯말듯한

 

그닥 별스럽지 않은 잔영조차 흐릿하여
애써 끄집어 낼 필요를 느끼지 않는

 

지난 여름이란 단어가 나올때마다 쌓이는
그저 그런 기억으로 남겨질것 같았어.

 

그러나, 이번 여름에 만난 네 모습은
아주 특별하더구나.

 

참으로 버거로운 시간을 지내다
언뜻 눈에 띈 네 모습을 보니

 

한 여름 내내의 시간동안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날개짓 한번 허용치 않았던 재앙같던 이상기후 속에서
살기위해 젖은 날개 퍼덕 거렸던 네 치열함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열병처럼 끙끙 거렸던
내가 지내온 쉰번째의 여름이 준 치열함과 같아서

 

지금 날개짓 잠시 멈추고 고른 호흡 고르는 너와

열병을 앓고 잠시 고른 숨 쉬는 나는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같은 뜨거움을 식히는 중일게야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그 뜨거움을 찬찬히 내리는 중일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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