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집으로 가는 길 1.

2011. 7. 18. 18:59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늦은시간이어서 일게다
하루종일의 쫏김에서 겨우 풀려나서 일게다
짧은시간의 쉼뒤에 다시 쫒기듯 달려나와야 하기 때문 일게다.

 

발걸음이 무겁고 어깨가 시리고 마음이 쳐지는 이유로 충분한
그 이유들을 모두 갖고 있음을 잘 알고 있어 별로 상쾌하다거나
기운나지 않는 집으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건

 

쎄~ 소리나는 겨울 바람의 얼음같은 차가움이나
불이 다 꺼져 어두운 아파트 창문의 스산함만은 아니다.

 

가끔...
운이 좋으면
꼭 나를 위해서는 아닐지라도

 

하루를 넘겨버린 늦은 시간
이리 불을 밝혀

 

무거운 발걸음도 어깨 시림도 추욱 내려앉는 마음도
돌돌말아 던져 버릴 수 있게 하는
이런 따스한 느낌을 만날 수 있다.

 

더 운이 좋으면 사람좋은 웃음 나누는 주인과
차가운 입김이 아닌 훈김나는 정담도 나누고

손에는 축 쳐지도록 가득히 과일을 담은
검은 비닐 봉투하나 쥐고 아쉬운 인사를 나눌수도 있다.

 

수시로 컥컥 거려지는 일상의 버거로움을
이겨내는 힘은 이리 소소한 것들에서도
만들어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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