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기를 올리는 석쇠
그 향긋한 숯불향에 구워져 나오는 맛난 고기
아이가 MT를 다녀오며 가져 온 이 맛난 사진 한장
그 사진처럼 맛난 이야기를 아이와 나눈다.
살다보면 자기를 알리는 글을 써야 할때가 생긴다.
함께 어우러져 살다보면 알게 되는것들도 있지만 필요에 의해 자기를 정확하게
적극적으로 이해 시켜야 할 때가 있는대 그때에 어떻게 자기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가에 따라
전달 받는 대상과의 관계가 달라지기도 한다.
뜬금없이 쓴 아이의 자기소개서가 어쩌면 내가 알고 있는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도
있을 수 있겠다 싶어 보여달라 했는대 다행히 크게 모르고 있는 부분은 없는거 같다.
18년을 산 남자아이.
그 아이가 가장 짧게 자기를 소개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 과제를 놓고
키보드로 툭툭 쳐 내려간 내용이다. 그것을 본 내 생각도 함께 적어본다.
2011/3/22
내 이름은 이상호. 나이는 18살이다. 생일은 8월 31일.
특기는 사람들 웃기기..는 아닌데 사람들이 많이 웃는다.(그렇다고 분위기 메이커는 아니다)
=>조금 더 어렸을적의 이녀석의 얼굴엔 별로 웃음기가 없었다. 진지한 표정이 더 많았고
지금은 나아져서 종종 맑은 웃음을 웃는걸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불편할 수도 있는 표정을 짓는경우가 많다 생각 했는대 학교에서는 좀 다른가 보다.
가끔 확 불이 질러져 나타나는 표정은 무섭기까지한대 많이 웃는다고? ^^
취미는 혼자 가끔 진지하게 생각하기이다.
=>이건 맞다. 이 진지함은 때론 너무 진지한것과 아무것도 없는 것 사이에서
혼선을 일으키게도 한다. 질문의 수준도 상당히 난해해서 가끔은 내가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를 한뒤에야 답을 할 수 있는 내용도 있다.
그러나, 그 깊이의 논거가 부족한 점이 가끔 보인다.
사고는 가장 기본적인것에서 시작되어 과정의 탄탄함을 딛고 만들어져야 하는것 같은대
녀석의 사고는 종종 펑펑 뛰어 넘어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에 집착하기도 한다.
그런 현상이 생기면 그에 관한 이야기로 나도 녀석도 입에 거품 물며 이야기를 나눈다.
녀석이 진지해지면 은근 내가 긴장감을 느끼는 이유이다.
입에 거품물기! 이거 쉬운거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은 경기도 광명시 이고, 학교는 꽃피는 학교를 다니고 있다. 여자친구는 없다.
태어날때도 이곳에서 태어났다. 그러니 고향 같은 곳이지만 내가 알고 있는 고향의 개념처럼
잔잔한 향수가 떠 오르는 곳은 아닐게다. 오히려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손잡고 넘던 할아버지의
고향과 외가집이 있는 대부도 포도밭이 더 향수를 날려 줄것이고...
여자친구? 있다가 없다가 지금은 없는것 맞다.
다시 생겨 나려나? ^^
여기까지가 기본적인 소개다.
뭐 뻔하기도 하고, 자기 소개서 라는, 어떻게 보면 형식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을 어떻게 하면
나를 더 잘 표현하고, 보다 더 사람들에게 나를 이해 시킬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 전혀 아이를 알지 못한다는 가정을 하고 아이의 소개를 듣고 있는대
편견 내지는 선입견을 제거 할 수 가 없다.
내가 알고 있는 아이에 관한 내용이 아이가 쓴 자기 소개서와 섞여서
아이가 생각하는 자기의 모습이 고스란히 전해 지지는 않는다.
우선 나는 기타를 아주 좋아하고, 많이 치고, 주로 기타 연주에 관한 노래들을 많이 듣는다. 핑거 스타일(기타 한 대로 리듬, 멜로디, 하모니, 퍼커션 등을 연주해내는 주법)을 알게 되므로써 기타를 시작하게 되었다. 단지 기타 하나로 시작된 음악이긴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모든 음악 들을 들으면서 세상 사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음악! 아이가 더 크기전에 악기 하나 정도는 잘 다룰 줄 알아 주었으면 하는 맘으로
악기 공부를 시도해 보았는대 섹스폰도, 클라리넷도 호흡량이 좋아 잘 할 수 있다는
그리고 초보수준까지는 동급의 아이들은 따라오지 못할정도로 소리를 내주긴 했는대
어느날 이건 내가 하고싶은게 아니라 어른들의 생각이잖아요.
귀찮고 하기 싫어요 ㅠㅠ
그 말을 듣고 더이상 악기에 대해 말하지 않았는대 어느날 갑자기, 정말 어느날 갑자기
중국제 저가형 기타를 인터넷에서 보고는 덜컥 필이 꽃혔다.
그 후로 두어달을 귀가 따꼼거렸지만 지금은 오히려 귀를 쫑긋 거린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기타줄이 만들어내는 소리도 있지만 그 소리를 함께 나누는
사람들도 함께 였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것을 별로 좋아라 하지 않는 녀석이
낯선 사람들끼리의 모임에도 나가도( 조 위에 사진이 그 녀석이 MT를 가서 찍어온
고기 구워 먹는 사진인대 아이는 어쩌면 가슴속에 저 숯불보다도 더 뜨거운 열정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어여 찾아내어 활활 불사를 수 있게 해 주고픈대...
주로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면 학교에 가고 집에오면 검정고시를 위한 기출문제와 기타연습으로 보낸다. 학교가 꽤나 멀기 때문에 오고가는 시간에는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한다. 가끔 여유로운 시간에는 빈곳에 낙서를 하기도 하고, 이제 곧 다가올 고등 졸업이라는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도 있다.
=>이 부분은 시점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사실에 근거한 내용은 맞지만 현재 시점으로 해석하면
틀린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옛 고사에 있는 각주구검을 아이에게 가르쳐 주었던 기억이 난다.
정확한 시점관리가 주는 장점을 아이는 어느정도 이해 하고 있으니 염려되지는 않지만...
인가 받기를 거부한 대안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일반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많은 공부를 해야하고, 더많은 고민을 해야하고, 더 많은 운동을 해야하고
더많은 경험을 쌓아야하고, 더 많은 사고를 해야한다.
그래야 주어져 있지 않은 것들속에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탄탄한대로, 달려가기 쉽게 준비된 42.195Km 마라톤 코스를 달리는 선발주자를
따라가고 그보다 앞서 달려야 하는대 비인가 대안학교의 아이들에게는
탄탄대로가 아닌 황토길, 자갈길이 주어져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선택한 이 길이 이후로의 삶속에서 더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튼, 아이는 비인가 대안학교가 주지 않는 공공 교육의 인정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검정고시라는 제도를 활용 하려 했고 이를 위해 시험접수를 하고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대 처음 몇번의 시험을 스스로 치루어 보더니
슬슬 게을러 진다. 몇번의 시험에서 생각보다 편안한 점수가 계속 나오니
이정도는~ 이라는 자만심이 생긴것인지 기출문제와 학습을 위한 시간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기타소리가 나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그 연습과 들려주는 시간속에서 아이는 종종 내게 새로운 인연이 된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못 다 주는
공감대를 형성시켜주는 삼십대 초반의 기타 선배
아직 만나보진 못했지만 기타만을 나누는게 아닌 사람 사는 법을 나누는
그의 삶이 참 보기 좋은 사람이다.(속내는 내가 주지 못하는 아이나이에 맞는
공감대를 조금 더 가깝게 주는 존재감이 고마운 것일지도...)
나는 어려서부터 장난기 많은 그냥 그런 평범한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더욱이 고등이라는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을 어렵게 생각 하고 힘들어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생각만은 언제나 13살 때 같고, 그렇게 그냥 놀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정리가 안되는 바람에 요즘 골치가 좀 아프다.
=>맞다, 무지하게 장난끼가 심한 녀석이다. 어떤 경우엔 장난이 아닐 정도로 장난이 심하다.
따끈따끈 데워진 아스팔트 도로. 녀석이 초등학교때인 어느날 여름. 동네 어르신이 후끈 달아오른
말투와 함께 아이의 이야기를 한다. 저 녀석이 큰길에서 대자로 누워 하늘을 보고 있더란다.
웅? 이게 무신소리? 아이와 이야기를 나눈다. 왜 그랬지? 그게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줄 알아?
단촐하다. 아이의 대답은 정말 단촐하다. 어른들이 지녔을 염려의 크기는 생각지 않는다.
하늘이 잘 보여요. 재밌거든요 ㅠㅠ
물론, 아이는 두번다시 그 재미난 놀이를 못했지만...
13살 생각. 다행인거다. 5년정도라면 다행인거다.
아버지라 불리는 나는 37년의 차이를 가진 생각으로 살고 있으니 ㅜㅜ
하지만 그건 말리지 않을거다.
그 시간의 차이는 불편함보다는 삶을 더 윤택하게 하는대 힘을 줄것이니 말이다.
그것을 위해 겪어야 할 두통정도는 스스로 이겨내야 할게구^^
아, 그리고 단순한 것을 매우 좋아한다. 즉 즉흥적인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누군가와 뭘 약속할
때는 그 주(Week)거나 2주 안에 있을 일이어야 한다. 어딜 나가더라도 딱히 ‘무엇 무엇을 하자’
하고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계획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 누가 지애비 아들 아니랄까봐~ 란 말이 딱 떠오르는건? ^^
나도그렇기 때문이다. 나도 길게 이어지는 복잡함 같은거 정말 많이 싫어한다.
그러면서도 살다보니 생각도 말도 베베 꼬이는 때가 많기는 하지만
나도 아이처럼 단순하고 즉흥적인것을 좋아한다. 10년뒤 일년뒤 한달뒤 이런거 정말 싫다.
그리고 아이보다 못한건 계획성도 없다는 거다.
그저 세월 가는대로 구름 흐르는대로 물 흐르는대로 이런 성향이 더 강하다.
살다보니 맘대로 안되어서 그렇지 여건만 된다면 하냥하냥 그리 사는걸 참 좋아 했을텐대....
그러니까 무언가를 할 때에 그렇게 장기적인 것은 잘 해내지 못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무언가 목표
가 있고 하려 할 때엔 무엇이든 잘 해낸다. 딱히 예로 들만한 것들은 아니지만 한 달 동안 15Kg를 뺏고, 여자친구 선물 만들어 주겟다고, 죽어도 안하는 바느질 까지 해서 선물해 줬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사례들이 있다.
=> 당연하지, 꼼꼼하게 계획되지 않는 장기적인 계획은 실속이 없으니...
녀석이 아버지가 지니지 못한걸 갖고 있단건 정말 부러운 일이다.
하고자 하는건 집요하게 이루어 내는 그 성격 말이다.
이로 인해 나는 종종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그것이 자기만을 위한 이기심에서 만들어지는 것만 아니라면
언제든 감내할 수 있다.
15Kg때에는 내가 말렸다. 더이상하면 안되다고.
하는건 좋은대 아이가 힘이 없어 비실비실 거리는걸 보고는
딱 멈추게 했다. 건강하게 해야 허락하겠단 단서를 두고
그 뒤로 아이는 비실거리는 모습을 내게 보여 주지 않았다.
원하는만큼만 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 냈기 때문이다.
말이 길었지만 나 이상호는 무엇인가에 뜨거울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들이 속속들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단 한번이라도, 재미없게 살았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나는 마지막으로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살려고 노력하는 평범한 학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녀석의 말보다는 아버지의 말이 훨씬 더 장황하고 길었다.
녀석이 마무리를 지어주지 않았다면 더 길어졌을 이야기들.
살아 있는 동안엔 끝나지 않을 이야기
그 이야기의 한부분을 나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려는 아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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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소개서
2011/2/22
내 이름은 이상호. 나이는 18살이다. 생일은 8월 31일. 특기는 사람들 웃기기..는 아닌데 사람들이 많이 웃는다.(그렇다고 분위기 메이커는 아니다) 취미는 혼자 가끔 진지하게 생각하기이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은 경기도 광명시 이고, 학교는 꽃피는 학교를 다니고 있다. 여자친구는 없다.
여기까지가 기본적인 소개다. 뭐 뻔하기도 하고, 자기 소개서 라는, 어떻게 보면 형식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을 어떻게 하면 나를 더 잘 표현하고, 보다 더 사람들에게 나를 이해 시킬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우선 나는 기타를 아주 좋아하고, 많이 치고, 주로 기타 연주에 관한 노래들을 많이 듣는다. 핑거 스타일(기타 한 대로 리듬, 멜로디, 하모니, 퍼커션 등을 연주해내는 주법)을 알게 되므로써 기타를 시작하게 되었다. 단지 기타 하나로 시작된 음악이긴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모든 음악 들을 들으면서 세상 사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주로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면 학교에 가고 집에오면 검정고시를 위한 기출문제와 기타연습으로 보낸다. 학교가 꽤나 멀기 때문에 오고가는 시간에는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한다. 가끔 여유로운 시간에는 빈곳에 낙서를 하기도 하고, 이제 곧 다가올 고등 졸업이라는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도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장난기 많은 그냥 그런 평범한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더욱이 고등이라는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을 어렵게 생각 하고 힘들어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생각만은 언제나 13살 때 같고, 그렇게 그냥 놀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정리가 안되는 바람에 요즘 골치가 좀 아프다.
아, 그리고 단순한 것을 매우 좋아한다. 즉 즉흥적인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누군가와 뭘 약속할 때는 그 주(Week)거나 2주 안에 있을 일이어야 한다. 어딜 나가더라도 딱히 ‘무엇 무엇을 하자’ 하고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계획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무언가를 할 때에 그렇게 장기적인 것은 잘 해내지 못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무언가 목표가 있고 하려 할 때엔 무엇이든 잘 해낸다. 딱히 예로 들만한 것들은 아니지만 한 달 동안 15Kg를 뺏고, 여자친구 선물 만들어 주겟다고, 죽어도 안하는 바느질 까지 해서 선물해 줬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사례들이 있다.
말이 길었지만 나 이상호는 무엇인가에 뜨거울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들이 속속들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단 한번이라도, 재미없게 살았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나는 마지막으로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살려고 노력하는 평범한 학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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