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토요일

2005. 4. 22. 18:06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비 다.

오랜만에 끈적끈적함이 아닌
시원함의 습기를 맘껏 즐길 수 있겠다.

이런 저런 생각이 육신을 누르고
밤을 세워 버리게 만들었다.
결코 상쾌하지 만은 않은...

문을 나서는 내 발길을 붙잡는다.
나뭇잎 결에 따라 흘러 내리는 물방울들과
아직 몸둘곳을 정하지 못한 빗방울들
끼리끼리 모여 흘러내리는 물줄기들...

그냥은 안 되겠다.
얼마전에 갑작스런 비에 놀라
산 4개의 우산중 내게 선택되어져
잘 모셔지던 우산을 꺼내 든다.

참 좋다.
오랜시간 내 버려 두어
바싹 말라버린 우산의 면면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들...

투두둑 투두둑...
오랜만에 신어본 운동화에 물방울들이
튕겨 나가지 않고 스며든다.

거부하지 말자.
그대로 받아 들이자.
그것이 아프되 좀더 빨리
아픔이 낫는 길 아닐까?

푸훗!
사람들의 표정이 우습다.
졸지 않는척 하느라 연신 고개를 꾸벅이면서도
잠시간 눈이 떠지면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나는 졸지 않았네라 짓는 표정이라니...

잿빛이되 밝다.
학동역을 지하도를 올라와 보여진 하늘의 느낌이다.
가로수 큰 손에 비추는 밝음이 내가 참 좋아하는
순 초록을 그대로 보여준다.
깨끗이 씻기워진 모습으로...

나도 그리되고 싶다.
깨끗이 씻기워진 모습으로...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켜켜이 묵혀진 이 마음의 때를 벗기기에는...

오전 7시 50분.
아직 약간의 시간이 남아 있다.
08 : 00 업무미팅 시작
10시넘어서 인가 문자가 날아 왓다.
반갑지만 속상하다.
11시쯤인가 문자를 날렸다. 마음이 불편함이 전달되었나?
화가 난것 같은 느낌을 받았나 보다. 화 났구나라는 회신이 왓다.

그대로 두었다.
이야기 하고픈 마음과 그래선 안된다는 마음이 수시로 교차 된다.
그래도 할건 해야 한다.
14시부터 내가 만들기 시작한 공간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그래서 더욱 맘이 퀭해지는 그런공간

스스로 채우기로 햇다.
이렇게 저렇게 만지다 보니 것두 즐겁지 많은 않다.
그만 두어야 겟다.
이 아픔의 시작이 내게로 부터 온것이니
스스로 그만 두어야 겟다.

아픔을 접고
토닥토닥 어루 만져지는
기쁨을 만나야 겟다.

그런데,
방법을 모르겟다.

그렇게 토요일 오후는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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