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아침풍경.

2011. 9. 27. 19:43먹을꺼리/쭈선생이야기

 

 


아침에 눈을 떠
제일 먼저 보았던 것들.

 

햇살
어제 벗어 놓은 옷
잠들때까지 뒤적이던 양념공식

 

그리고...
아침을 알리는 휴대폰의
까칠한 소리에 얹힌 때르릉시계

 

하루가 시작된다.


푸석푸석한 얼굴을 찬기운 함뿍 머금은 찬물로
내리 누르고 나면 어디에선가 올라오는
된장국 냄새, 계란 프라이 냄새...

 

문을 열고 나서며 맞는 하루는
상쾌함이다.

 

밤새 촉촉히 젖어 있던 이슬이
햇살의 따스함에 마르며 전하는
차가운 따스함이며

 

느껴지지도 않을 만큼의 흐름으로
아직 채 마른것 같지 않은 얼굴을 보듬는
바람이며가 모두 상쾌하다.

 

그 상쾌함을 한껏 즐겨 보기도 전에
내 사는 곳의 아침은 부산함으로 채워진다.

 

후다닥 거리며 무엇이 좋은지 푸카카 소리내며
학교로 달리는 아이들과 푸르르 푸르르 몇번의
가쁜 숨을 토해 놓고서야 시동이 걸리는 오토바이와

손주녀석의 여린 손을 꼭 잡고 유아원으로 가는
할머니의 정겨운 눈빛 담긴 인사와


김밥 한줄 커피 한캔 들고 편의점을 나서는
옆집 총각의 인사를 받고나면

그제서야 나도 내 하루를 보낼 곳 매장에서
대걸레를 들고 걸레질을 한다.

 

빼곡하게 들어선 아파트 건물이 아니라
높아야 4층건물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단독주택 지역에서는 해도 빨리 올라오고

 

밤을 지새웠건 이르게 몸을 뉘였건
온 몸을 훑어내는 햇살에 선잠을 깨우지만
이런 평범한 골목의 아침을 만나는 즐거움에
뒤척뒤척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아침마다 만나는 같은 풍경 같은 소리지만
그 안에서 만나는 평범한 일상의 시작이
그저 편안하기만 한 아침을 준비해 주는

 

내가 사는 광명시 하안동 단독필지 590-1번지
그곳의 평범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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