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어요...

2011. 7. 23. 21:00읽을꺼리/편 지

 

오시어요...

바람불고 햇살 가리워져 한기 도는 곳에서

빨간 황토흙 묻어나고 지푸라기가 등을 따갑게 하는
시골 사랑방 같은 곳이지만,

 

서먹한 바람 막아주고 간간이 넣은
군불로 따스함 가득히 피어올라

 

그리 깊이있는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훈기 끊이지 않는 그런 이야기 나누어요...

 

 

내 이야기에 누구하나 눈 똑바로 마주치고

열심히 밑줄 그어가며 들어주지 않아도,

어떤 이야기로 시작 하여도 어떤 이야기로 마무리 되어도


마지막에 남는것은 늘 따스하고 온화한
포근함만 남는 그런 곳으로 오시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꼿꼿이 서 있어야 하는
일상에서는 풀어 놓을 수 없었던,


하여, 뒤돌아 보면 이삿짐 마냥
보따리 보따리 뭉쳐져 있던 맘속의 응어리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때론, 그냥 툭 던져지듯이
풀어 놓아도 좋은 그런 곳으로 오시어요...

 

 

 

일상에서 높은 줄 모르고 쌓이기만 하는
각다분함은 모두 놓아 버리고


마음여는 즐거움만 가득히 채워진
편안한 산책길을 걸어 포근만, 따사로움만 가득한
그런 곳으로 오시어요...

 

 

 

어둑어둑한 시간이 지나
하나둘 불이 꺼지고


아주 진한 검은 도화지처럼 어두운
깊은 밤을 지새워 하늘 한켠이 환한 빛으로

채워 지기 시작하는 새벽녘까지


맑고 환한 마음 나눌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오시어요...

 

 

 

입에 거친 호흡 담고 훈김 뿜어내던
지난함을 모두 놓아 버리고 맑은 눈동자 바라보며


마음 나눌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오시어요.
오늘이 그런 날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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