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2005. 12. 13. 19:59ㆍ읽을꺼리/마음에담은시
제 사랑에 눈을 내어준 목어木魚는
만첩청산萬疊靑山을 품고 하늘을 가르며
산바람 머리에 이고 살아도
벙어리가 되어 울지 못한다
가없는 사랑에 배를 갈리운 목어木魚는
온 세상 오색실 모아다
수繡를 놓아주며 달래보아도
하얗게 마른 빈터가 되어 울지 못한다
세월의 강에 흐르던 목어木魚는
삭풍같은 삶에 내어 맡겨진 채
가난한 가객歌客의 빈 입질에
빈 구멍을 지나온 슬픈바람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낮이 산기슭으로 깊숙히 숨고
밤도 지긋이 눈을 감는 그믐날 밤
풍경치는 등롱登籠 하나 밝혀들면
눈을 뜨고 입을 벌려 말을 한다
온 산山이 흔들린다
-김 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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