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2005. 8. 17. 15:23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그리 깊은 산 속도 아니었다.

 조선 왕조 마지막 황후께서 누워 계신 곳.

 홍유릉이라 했다.

 홍릉과 유릉으로 나뉘어져 있는 아픔을

 이장하여 합쳐줌으로써 달래어준 홍유릉...

 

 그곳의 산책길에서 만나진 다람쥐이다.

 가을의 끝 무렵에서 만난 다람쥐의 볼은

 이제 곧 만날 겨울을 위한 준비로 볼록하다.

 

 휘이 돌아 내려오는 산책길에서 만난건

 다람쥐만이 아니다.

 

 낙엽이 가득한 벤취에서 가끔씩의 손짖을 섞어가며

 포근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연인들의 참 정겨운

 모습도 보인다.

 

 뿌옇게 보이던 연인들의 다정한 대화는

 낙엽과 솔향이 가득한 산책로를 몇 십미터쯤 더 내려서야

 이미 육순은 너끈히 넘기셨을 두분의 어르신들임을

 알수가 있었다.

 

 다정함과 포근함이 가득한 대화와 느낌만으로

 젊은 연인들이었을거란 생각을 한 뒤 끝에 알게 된

 노 부부인 듯도 하고 친구인듯도 한

 두분의 모습은 여운을 남기는 참 좋은 모습으로

 한동안 기억될 것이다.

 

 불행히도 두분의 모습은 카메라에 남지 않았지만

 내 기억의 한 자락으로 남겨질 것이다.

다람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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