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석한 대화.
2005. 8. 17. 14:45ㆍ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바람에 구르고 있었다.
이미 색이 잿빛으로 바래기 시작한 녀석들은
발길에 채여 앙상한 줄기만 남기 시작하기 오래...
이제 더이상 바삭 거리는 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녀석들은
마지막으로 바람에 이리저리 채이며 푸석한 먼지를 날리고 있었다.
일부러 발길을 돌려 푸석거리는 소리 가득한 길을 지나니
눈에 밟히는 모습이 들어온다.
두 사람.
아주 오래전에 나도 저렇게 앉아 있었던 기억이 있다.
조금만 더 참으면 터져 버릴 것 처럼 가득한 말들이
담겨져 있으면서도 단, 한마디도 못하고 일어나야 했던
쓸쓸한 기억.
그 쓸쓸함으로 인해
밤색과 맑은 하늘색의 옷이 잿빛으로 변하고
햇살에 더 투명한 파스텔톤 색을 내던
빨갛고 노란 낙엽들도 잿빛으로 변해 버렸다.
그들의 마음이 아닌 내 마음에 의해
그들은 따스하던 색들은 잿빛으로 색을 잃어 버렸다.
그렇게 푸석한 잿빛을 내고 돌아서는 내 귓가에
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잿빛을 이야기 한게 아니라
맑고 선명한 무지개 빛을 이야기 하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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