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2005. 8. 17. 14:42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주말.

동네 뒷산으로의 산행을 마다하지 않았다.

오랜동안 이런 저런 핑계들로 인해 아이들과 동네 골목길 조차도
걸어 본지 오래인 참이라 이 잠깐의 시간을 아이들과의
산행으로 메꾸고 싶었다.

 

일년내내 푸른 소나무.
그 소나무들 사이에 말라 버린 나뭇가지가 있다.
손을 내 뻗고 고개를 숙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들어 올린 나뭇가지는 내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제 그만 힘을 내야지.
자! 화이팅 한번 하자고...

 

아이들에게는 벌써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이내 두 팔을

쭈욱 뻗었다가 굽히며 나뭇가지의 모습을 흉내내고 있다.

 

일년에 네번인 봄,여름,가을,겨울 어느 계절에도 푸른 상록수의
모습을 잃지 않는 소나무의 숲을 뛰어 다니는 아이들에게서는
내가 아무리 피곤해도 피곤해 하지 않을수 밖에 없는 힘이 내게 전달 된다.

 

게으름을 부리고 싶은 유혹을 물리친 산행길은 내게 방 바닥

등지고 누워 즐기는 달콤한 휴식보다 훨씬 더 달콤한
송글송글한 땀방울들로 보답을 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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