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왔어요. 아침, 혼자인 사무실에
2005. 4. 12. 20:49ㆍ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투둑 투둑 투두둑 후둑 후둑 후두둑
난 이소리가 좋아요.
그래서 어릴적에는 비만오면
비닐우산을 들고 마당에 나가
쪼그리고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나요.
한참을 쪼그려 앉아 있어도
다리조차 저리지 않고,
그땐 참 신기 했답니다.
비닐우산위의 세계는 빗방울로 젖어가는데
그 아주얇은 비닐한장 차이로
몸에 닿는 차가운 물방울의 느낌이나
비닐우산 바로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의 움직임이나
무게에 못이겨 후루룩 무리지어 떨어지는
그 모양새에 한참이나 시간이 지난후에야
일어서곤 했던 기억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같은모습 같은 소리로 내곁에 있어주는
이 부드러운 비의 느낌이
이 소리가
이 모습이
난 좋아요.
오늘 비가 내리네요.
빗방울이 되어 떨어질때의 후둑거림은 없지만
유리창에 매달려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가
주루룩 흐르는 모습이 아주 재미 있답니다.
똑바로 흐르기도 하지만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가 떨어지기두하구
온힘을 다해 안 떨어지려구 애를 쓰기두 하구.
마치 아이들같아요.
정리가 전혀 안되어 있지만
나름대로의 규칙을 가지고 서로에게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 이 정교한 약속이
어떻게 이루어 지는지 정말 신기하답니다.
그대의 모습을 맘에 떠 올려 보았답니다.
우리도 이렇게 서로 어우러져
이쁜 모습으로 오랜동안을 지냈으면 하는 바램으로요.
여운을 지니고 오랜동안을.....
비가 오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대의 느낌이 살풋 찾아와서 적어 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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