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2011. 11. 19. 01:37읽을꺼리/편 지

 

 



입 천장과 목젓 근처의 피부가 따꼼 거리기 시작하고도
한참을 그렇게 넘겨 보내고 나서야 조금의 갈증을 달래 보내요.

 

선천적으로 알콜기에 강하지 못한 탓에 탄산이 가득 채워진
음료수 한캔을 꼴각꼴각 숨이 넘어 갈듯이 넘겨 내고 나서야
바삭바삭 마른장작 타는것 같은  갈증을 달래 보내요.

 

자꾸 감기는 눈거풀을 열어 어제와 별반 다를것 없는 세상을 보며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열어보려는 마음으로 발바닥에 굳은살
떼어 낼 사이도 없이 버거롭게 하루를 살다가

 

눈 거웃에 경련이 일어 나도록 깨기 싫은 아침을 깨어 나선뒤
까맣게 어두워진 길을 되돌아 오는 길에는


눈 뜨지 않았어도 알수 있도록

투둑투둑 묵직한 소리 내는 빗소리가 가득 하여요.

 

고개를 들어 바라본 새카맣게 젖어 버린 하늘에서는
턱턱 얼굴을 때리며 내리는 빗물들을 감추는
가로등의 밝은 빛이 하나

 

발딛고 서있는 바닥을 적신지 오래인 빗방울들은
긴 여운으로 끊어졌다 이어졌다를 반복하는대
한없이 무겁기만 한 두 다리 잠시 멈추어도 좋을

가로등 불빛 하나 환하게 켜져 있네요.

 

아무것도 조명되지 않는 그 새카만 하늘에서는
툭툭 내리는 빗방울도 사라지고, 감추고 싶었지만
감추어 지지 않던 수심도 사라지고

 

그저 내가 꼬옥 보듬어 안고 즐거워할
온기 담긴 불빛하나 보이네요.

 

아침이면 휑한 자태로 돌아갈 녀석의 모습에서
잠시의 즐거움에 긴 시간의 번거로움을 잊어내는
내 모습을 보아요.

 

긴 시간의 고단함을 잠시 눈감을 수 있게 해주는
녀석의 모습에 취할 수 있음으로
나는 또 하루를 살았네요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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