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대하나...

2008. 6. 9. 18:09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꽃대하나... 

   

먼지냄새 매케하게

일으킨 빗방울은
이내 그 커다란 몸집을

털어낸 물방울로

내 발끝에서부터

무릎위까지

적셔 버리고

 

함께 따라오는 한기에 놀랐던지
손가락 끝에서부터 축축하게

젖어드는 소름이 어깨자락까지

순식간에  올라온다.

 

내내 연두빛 고운 몸짓

흔들던 꽃대하나

거친 비바람속에서도

꼿꼿히 버티어내기를 오래
뿌연 흐림속에서 뽀얀 꽃 한송이

밀어 올렸다.

 

거친 비바람이 꽃대를
아무리 흔들어도 그저 흔들림일 뿐
흔들림보다 더한 굴욕은 용납하지

않는다.

 

버티어냄이 아니라

스스로 서는 모습의 꽃대는
결코 쓰러져 누워버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 후로도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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