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대하나...
먼지냄새 매케하게
일으킨 빗방울은 이내 그 커다란 몸집을
털어낸 물방울로
내 발끝에서부터
무릎위까지
적셔 버리고
함께 따라오는 한기에 놀랐던지 손가락 끝에서부터 축축하게
젖어드는 소름이 어깨자락까지
순식간에 올라온다.
내내 연두빛 고운 몸짓
흔들던 꽃대하나
거친 비바람속에서도
꼿꼿히 버티어내기를 오래 뿌연 흐림속에서 뽀얀 꽃 한송이
밀어 올렸다.
거친 비바람이 꽃대를 아무리 흔들어도 그저 흔들림일 뿐 흔들림보다 더한 굴욕은 용납하지
않는다.
버티어냄이 아니라
스스로 서는 모습의 꽃대는 결코 쓰러져 누워버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 후로도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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