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08. 6. 4. 21:29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휘청 꺽인 허리 들어 일어서야 했을까?
휘청 꺽인 허리 들어 꽃을 피워야 했을까?
휘청 꺽인 허리 들어 살아야 했을까?

 

노여움 담긴 몸짓으로라도
여전히 가쁜 호흡 남기고 싶었을까?

 

서걱거리는 모래바람 수시로 날려도
여전히 오똑거리며 서있고 싶었을까?

 

인위적인 돌덩이 위 가문 갈증 버거워도
벌레먹은 모양새로 살아 있고 싶었을까?

그렇게라도...

 

나는...
네가 가엾다.

 

그렇게라도 남겨지려
휘청 꺽인 허리 틀어 일어서는
처절함이 가여워 가슴이 터질것만 같다.

 

그렇게라도 살아보려 애쓰는
네가 가여워 꺽꺽 목울음이 인다.

 

그렇게라도...

 

 

 

꺽꺽소리 눌러내며 나를 본다.
터질 가슴조차 잃어버린 나를 본다.

 

꺽꺽 목울음 우는줄 알았는대
주륵 눈물 흘리는 줄 알았는대

 

무채화 같은 얼굴로
죽은 생명 보듯 나를 보는

 

나는...
내가 가엾다.

 

휘청 꺽인 허리 들어내며
꽃한송이 피워내는 너를 보아야 하는
나는...

 

가슴에 크기를 알수 없는

무게감을 얹은 나는
내가 가엾다...

 

흘릴 눈물조차 없는 내가
굵은 눈물 뚝뚝 흘리고 싶을만큼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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