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2005. 9. 6. 14:04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수채화 같은 또는 파스텔화 같은
밝고 따스한 그림이 그려지더니

 

눈 한번 감고 나면
명암이 든든한 수묵화로 바뀌어 지고

 

고개 한번 들었다 놓으니
그곳에 현란한 색으로 덕지덕지
덧칠해진 내 모습이 있었다.

 

가끔씩이지만
가위눌림은 아니더라도
썩 기분좋은 꿈이 아닌
이런 종류의 꿈을 꾸고 나면
하루 온 종일이 우울하다.

 

늘 일상에서는 이런저런 현란한 색으로
시간을 채워야 할수 밖에 없으니
꿈 속에서라도 수채화처럼 투명하고
파스텔 처럼 잔잔한 마음을
지니고 싶은데...

 

별것 아닌것 같은 그 바램조차도
내 살아 호흡하는 순간들의 거친 호흡에
떼밀려 눈 뜨고 있는 동안 못다한 것들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으로 채워져 버리고
 
아침에 눈 뜨며 남겨질 단색의
깨끗함에 대한 기대는
끈적한 진땀으로
일그러져 버리곤 하는...

 

아주 작은 바램이지만
고운 단청같은 순 색의
깨끗함으로 색칠되어지거나
혹은 맑은 파스텔 톤의
부드러움으로 채색되어진
꿈을 지니고 싶다.

 

눈을 떠 바라본 세상의 풍경이
가끔이라도 그렇게 맑고 고운
모습으로 내 곁을 지켜 주고 있는
그런 아침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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