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서...

2005. 8. 17. 15:10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유난히 맑은 가을 햇살에 이끌려
잠시 발길을 돌려 봅니다.

 

바사삭 바사삭 발 끝에서 전해오는
흙밟는 소리며 모습없이 그 맑은 소리만
전해져 오는 새소리며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 만지는 가을 바람이며가 모두
한껏 정겨워 집니다.

 

언젠가 부터 늘 지니고 싶었던
발목이 시큰거리도록 걷고 싶었던
낙엽 가득하고 확다가오는 숲의 향이 그윽하고
촉촉한 시원함이 정겨운 느낌을 주는
그런길이 아닌 아직은 이른 시간 임에도
햇살에 바싹 말라 물기 하나 없고
밟히는 것들마다 마른 소리를 내는데다
따가운 햇살로 눈에 잔 주름이 만들어지는
그런 길이었지만

내 바라던 소로길의 산책에 못지 않을것 같은
그런 아무것도 바쁠것 없는 발걸음을 하여 보았습니다.

 

고개를 돌리면 보여지는 가을하늘의 포근함과 시원함.
발 걸음을 내디디면 탁탁 튀어오르는 불편함이 아닌
사르륵 녹아 드는 것 같은 부드러운 착지감 가득한
황토흙.  녹색은 녹색이되 손대면 그냥 부서질것 같은
수채화 색의 늦은 새순들...

 

잠시의 발걸음에서의 느낌들은
뜻하지 아니하게 얻은 반짝이는 보석들 같았답니다.

 

아쉬움을 담고 되돌아 오는 길에
내 눈에 보여진 또 하나의 반짝임.

나누고 싶어 담아 보았답니다.

이미 추수가 다 끝난 콩 밭에서
마지막 까지 눈에 띄지 않았던지
그냥 매달려 있던 콩깍지에는
다음을 이미 준비하고 있던 알차게 자란
콩이 한알 남아 제게 이렇게 말해 주더랍니다.


가끔은 각다분함에 쓰러질것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느껴야 할 또 다른
많은 것들도 있음을 알아 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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