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램.

2005. 8. 17. 15:00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꿈결에 어머님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손길을 느낌니다.

 

부드럽고 따스한 손길이 스치듯 지나가며 남겨 놓은 건
갓 만들어진 솜이불의 포근함과 한 겨울 매운 눈 부벼가며
지핀 군불의 열기로 데워진 훈훈한 사랑방의 훈기 입니다.

 

여운으로 남겨진 어머님의 손길이 사라지며 
오랜만의 한갓짐으로 바라본 이른 아침의 정경에는
잠시같은 두어개의 계절을 채 기억에 담지도 못한채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 모습으로 남겨진
가을이 있었습니다.

 

발밑에 채이는 나뭇잎의 폭신한 느낌으로 시작해서
고개들어 바라본 키 커다란 나무의 줄기에 남겨진
유난히 빨간색의 잎새하며 몸을 감싸고 지나가는
바람의 서늘함도 그렇지만 늘 지나가며 보아오던
아기사과 나무의 주렁주렁한 빨간 열매가 달랑 하나만
남아 있음이 벌써 가버린것 같은 가을의 마지막임을
알 수 있게 합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열심히 지나간 시간을 가꾸었다는 자부심에도
남겨진 것들을 이야기 할게 별로 없단 생각이 들면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기 자리를 지키다가 예쁜
과실을 남겨놓아 다음을 준비하는 자리매김이
부럽답니다.

 

내 살아가는 시간들속에도 오랜시간에도 변함없는 恒心이 남아
때가 되면 저렇게 빨간 과실하나 소담스럽게 살찌우고
지나가던 누군가의 눈길에 담겨지는 행운이라도 있어
그 예쁜 모습에 마음 편한 미소 한번 일어나 주었으면 합니다.

 

이른 단잠을 깬 내가 남겨진 빨간 과실을 보며 미소 지을 수 있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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