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쯤은...

2005. 4. 6. 16:09볼꺼리/발로찍은사진

하나쯤은
우리네 가슴에 남겨두자.

계절이 다하여 가고 없더라도
마냥 맑고 포근하였던
그 느낌 하나쯤은 남겨두자.

우리네 기억에
마냥 예쁘기만한 빨간 열매같은
그런 기억 하나쯤은 남겨두자.

 

도란도란 속삭여지며 낙엽처럼 남겨진 것들을

추억이라 이름 지어 남겨 놓고는

 

길고긴 겨울날에

두고 두고 훈훈한 훈기 가득한

마냥 예쁘기만한 그런 기억 하나쯤은 남겨두자.

 

우리가 자리 털고 일어난 자리엔

우리가 함께 했던 온기가 사라져 가겠지만

우리네 가슴속엔  마냥 따스한 훈기처럼 남겨두자.

 

이런 저런 뭐, 그리 특별 할 것도 없는 사소한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몇번 가벼운 웃음도 웃어보고...

시간이 지나며 식어 버린 커피를 바라보며

역시, 특별날 것도 없는 향을 느끼며 참 좋다라며 미소도 지어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다 늘어놓다 더이상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아

괜스레 고개를 돌리다 만나진 창밖의 풍경에 감탄도 해보고...

 

그러다 그러다 더이상 앉아 있기가 뭣하단 생각이 들때즈음

자리를 털며 일어나면서 머리에 문득 들어 온 생각.

 

사람.

구름같은 안개가 자욱한건지 안개같은 구름이 내려 앉은건지

조용한 음악이 맘을 푸근하게 한건지 따스한 커피의 온기가 맘을 푸근하게 한건지

아무도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음에 평화로운건지 시간에 쫒기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로움에 평안 스러운 건지  그것이 머리속에 맴맴 돌기만 할뿐 정리되지 않다가

 

단, 한 단어

 

[ 사람 ]

 

이란 단어를 기억해 내고는 머리가 환해진 기억이었답니다.

 

내가 있었던 곳에 내가 있었던 시간에 나와 함께 하였던

그 사람으로 인해 그 모든 풍경과 시간과 느낌들이

그리 포근하고 평화로웠음을 알았답니다.

 

그시간과 공간을  추억이란 이름표를 붙이고

가슴속에 고이 남겨 두었답니다.

 

가을이 가고 있음을 알게 된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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