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퍽!
소리내며 가슴을 두드리던 빗방울이
그 커다란 울림을 여운으로 남겨 두었다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 여운이 사라질 즈음의 시선엔
일상에서 만나지 못했던 풍경이
깊은 무게로
진한 그리움으로
긴 그림자보다 더 긴 여운으로
남겨 집니다.
그저 피하기 바빳던
커다란 빗방울의 뒤에는
악악대는 볼멘 소리로 투정을 부린이에게도
미동도 없이 고스란히 받아낸 사람에게도
꼭 같은 크기로 남겨지는 풍경과
마음을 울리는 들리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비 긋고 난뒤의 깨끗한 시선과 눈 맞추기.
그 잠시의 시간속에서 나는
혼란스럽기만 하던 내 모습을
다시 맞추어 봅니다.
수천조각으로 쪼개진 퍼즐조각을
원형없이 맞추어 나가는 시간동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화냄의 열기가 가득하였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조각으로 나누어진
내 마음을 앞에 두고도
나는 마음의 흔들림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선을 돌려 다시 내 발끝을 바라보는 순간
그 짧은 평화는 다시 깨지겠지만
나는 이 순간의 평화를 마음에 담습니다.
눈을 떼는 순간 주어질 더 커다란 혼란을 알면서도
나는 이 순간의 평화로움 속에서
조각조각 나누어 졌던 마음의 퍼즐을
하나하나 맞추어 나갑니다.
단 한조각도 어긋나지 않도록
하나하나 맞추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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