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12. 11:00ㆍ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바람이 불더니, 이내 비가 따라 나선다.
애초에 빗방울을 마음에 두지 않고 나섰던 길이지만
막상 투둑투둑 소리내며 젖어드는 선선함에 나뭇잎
무성한 커다란 나무밑에서 발길이 멈추어 버리고,
영 맘에 들지 않는 녀석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 선다.
여전히 같은 크기의 공간, 같은 모습의 풍경
같은 느낌의 사람들, 같은, 같은, 같은.....
그러나, 엄청나게 다른 크기로, 풍경으로,
느낌으로 다가서는 시간들...
그 밑에서 눈물인지 빗물인지 구분되지 않는
방울들이 발 끝을 채며 튀어 오르고 튀어 나가고...
바람이 그치더니, 이내 비가 따라 간다.
그 비 뒤끝에 남겨지는 억하 심정은
그대로 둔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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