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시대조차 우울에 빠지다.

2006. 5. 6. 11:09배울꺼리/우리말이야기

 
어떻게 이런 세상에서 우울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시대가 나를 우울하게 한다...
그 증거 첫번째...

----언어----

"어디얌 언능 와서 저나조(어디야 얼른 와서 전화 줘)"
" 먄먄  차가 마켜서 (미안미안 차가 막혀서)"

오늘도 휴대전화의 액정 화면엔 이런식의 대화들이 오고갈
것이다.
이것이 일명 '병신체' 언어로 맞춤법이니 뭐니 다 집어던져 버리고
편한 대로 써 버리는 글자들이다.
그런가 하면, 이런것도 있다
"어릨 탸과긐 뎌응 칑九들乙㉯드긐 솔륵
ㅋ家훀." 
이것은 읽는 법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으면 도대체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외계체'이다 참고로 위 문장을 해석하면 
"우리 착하고 좋은 친구들을 놔두고 서울로 가요." 라는 말이란다.
병신체나 외계체에 비해 형태는 덜 파괴되지만 의미와 표현을 
변형시켜 난해하게 만드는 '아햏아햏 어법'이란 것도 
있다.

'봔 좌는 매우 아햏햏하오 기분이 스타쉬피스하나 
아무것도 쌔울 수 없소.득햏의 경지에 오르고자 열심히 
수햏하는 햏자가 되고 싶었는데 아햏햏 
업ㅂ은 세상은 피에로 방법하고 염장을 쌔우는 구료.
이후 오프폐인이 되어 귀차니즘의 득햏에도 다르니, 
역시 세상은 아햏햏하였소. 아햏햏."

무슨말이냐고? 글쎄 막상 쓰다보니 나조차도 잘 모르는 말이 
되어버렸다.
'아햏햏하다' 라는 표현은 괸장한 속도로 네티즌들
에게 퍼져 나갔는데  뭔가 엽기적이거나 놀랍거나, 혹은 이도 저도 
아니지만 뭔가 반응을 보이는 말로 통하게 된 신조어다.
하지만 아햏햏 어법이란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도
외계어에 가깝지 싶다.  
위 문장들을 보통 언어로 번역하자면 대략 이런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지금 매우 우울하다. 만사가 귀찮고 게을러지니 생활의 
활력을잃고 기분이 뭐라 말할 수 없으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희로애락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정을 찾고 싶었는데 희망이 없는
세상에 대한 피해 의식은 나에게 고통만을 준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폐인처럼 목숨을 이어 나가니 세상은 온통 
우울과  암울 뿐이다.
아!  고통스럽구나...
윗글은 김혜남 (정신분석 전문의) 왜 나만 우울한 걸까?  
라는 책중 한 부분이다...
요즘 같이 말의 홍수시대에, 어떤 한편에선 이렇게 우리의 
아름다운 언어로 쉽게 말해 장난 같은 새로운 언어를 만들고 
있다.
이 다음은 문자와 메신저의 용어들의 심각성을 말하였지만 
너무 길어져서  그저, 여기에서 멈추고, 그 글을 생각해 
보려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도 갚는 다는데...
아름다운 말 한마디로 많은 자들에게 감화와 감동을 주는
많은 智者들도 있고... 
말 한마디로 엉뚱하게 왕따를 만들어 혹은 사람을 죽음에 까지 
끌고 가는 이같은 세상에 살면서, 우리들은 얼마나 아름답고 
정확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자꾸 변하여만 가는 언어파괴현상, 휴대전화를 쓰다보니, 자꾸 
줄여서 쓰곘다는  뜻어서 시작된 만신창이가 된 언어들... 
각종언어에다  숫자와 도형까지 조합한 국적 불명의 말들은 어찌 
바라보아야 하는지...
단지 그것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것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문자에서 볼 수 있는 이모티콘이 말 없이도 말할 수 있고, 감정을 
소통시킬 수 있는 공통 언어가 된것이다. 
아주 언어를 주물럭거려서 놀기를 시작한것이다.
그 글씨체가 귀엽고 예뻐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파괴뿐 아니라 심각한것은 요즘 아이들에게서 나오는 거침없는 
욕설이다.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조차 욕이 나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냥 
한다.   왜 이렇게 된것일까? 
그렇지 않아도 게임에서 아이들은 거칠어져 사람 죽는 일이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아무 마음에 걸림이 없는 듯 하다.  
안타깝거나 슬프거나 마음에 요동이 거의 없다.
입에서 사람 죽인다는 말은 하루에도 아마 수십번씩 나올 것이다.
머리가 쭈뼛설 때 가 한 두번이 아니다....
이것은 말이 거칠고 마음이 삭막 해지고,  감정이라곤 가슴에 있지 
않는듯한 요즘 아이들... 
이 모든것도 기성세대의 잘못이겠지만...  
사회 문화적으로 좀  어린 아이들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머리를 
맞대어 대안을 세워야 할 때 이라 생각해 본다.
어린 아이들을 매일 대하며 사는 저로서는 매일 수도 없이 하는 말,
예쁜 말좀해라...욕좀하지 마라... 라는 말이 하루도 빼놓을 수 없는 
말이다.
그 예쁜 얼굴에서 그저 첫 마디가 욕으로 시작해서 상스럽고 거칠은
말들로 말싸움을 하기 시작한다... 서로 만나기만 하면...
그래서 요즘 생각해 낸 것이 말 예쁘게 하는 아이들에게는 피아노 
열심히 치는것과 같은 달란트를 주겠다고 제안을 한것이다.
어찌 그리도 고운 입에서 내 밭는 말들이 그렇게 거칠까...
그 나오는 말에 야채를 가져다 놓으면 그저 다 갈아질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곱게 생긴 얼굴들을 가지고 왜 그렇게 상스러운 말들이 튀어 나올까.
이것이 왜 위험하냐면 그렇게 말하는대로 행동이 나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인것이다.
자꾸 생각하면 그대로 된다는 ... 자꾸 입으로 말하면 그대로 하게 된다는...
말 속에 그 사람이 있다는 말도 있다.  말이 말을 낳는다... 말이 그 사람이다...
정말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요즈음, 십수년간 애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 나는 점점 해가 갈 수록 더 
심해지는 아이들의 욕을 들으며...  언어정화를 어떤 방법으로 더욱 
심도있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어느날 서울 갈 일이 있어 버스를 타고 나가는데 여학생들이 올라 탔다.
처음 올라와서 하는 말 시작부터 끝까지 그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상스러운 욕들은 나의 가슴을 벌렁거리게 하기에 이르렀다.  
교복까지 입고는, 하이얗고 예쁜 아이들의 그 푸르러야 할 얼굴들이 
갑자기 쭈글 거리며 누르틱틱하게 보여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욕을 줄줄이 사탕처럼 꿰며 살고 있다.
이상한 외계어에, 은어, 욕 ...  거침없이 뱉어내곤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아이들은 언어 파괴를 하고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청소년들의 공격성이, 가지고 놀 수 없는 언어로 향하고, 또한 
거친 욕설로 향하여 있으니,  저들의 가슴엔 차디찬 이기와  냉담만이 
남아있는 것 아닐까? 
그렇게  불만족스런 현실속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바꾸지 못하는 
현실 대신 그 원칙을 따르는  언어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점점더...
그럼 우리들의 사회는 앞으로 어찌 될것인가? 
우리들 기성세대까지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언어는 정신의 얼굴인데, 자꾸 퇴행하는 언어로서 유아적인 언어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을 소외시키는 언어로 남들이 못알아 들으면 왕따를 만들고 
못 알아듣는 모습을 보면서 즐긴다는 요즘 젊은이들의 그 언어 폭력을 
어찌 해야 할런지...
이 우울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자꾸 이상한 문화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이 언어파괴로 인해 더욱더 개인들이 고립되고 소외되지 않았으면 싶고,
또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함으로서 언어순화와 함께, 정갈하고  정돈된 
모습의 정신세계를 가짐으로 조금더 차분한 사회, 가정, 개인이 됨으로 
아름다운 우리말에 조금더 신중하고 가치있는 대한민국 인이며, 이 
아름다운 한국어를 바르게 사용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가정내에서 아이들이 욕이나 거친 말, 상스러운 그런 말들을 자꾸 
고치도록 노력하고, 
그들에게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말로 마음까지 그렇게 되지 않기를 
가정에서부터 바로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인 것이다.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생각 나는데, 정말 오늘날의 
언어가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더 이상의 외계어나, 병신체, 문자나, 메신저 대화체, 욕설의 언어 
파괴나, 언어순화에 우리가 다시한번  심사숙고하여 아이들을 교육할 
일이다.
어린이 날이 다가오는데, 간편한 외식이나, 장난감, 선물로 하루 지내면 
된다는 식의 안일이 아닌 진정한 우리 아이들의 맑음과 바름을 가르쳐 
우리나라를 짊어질 푸르른 새싹들에게  바른 모습을 보이고, 가치관있는 
삶의 질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 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또한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리라...
특히 우리 블러그지기들 이라도 바른 글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언젠가 제가 무심코 요즘 사용하는 말로 언제 댓글을 단적이 생각 난다. 
그것도 한 글자... 그 글은 실은 무심코 적어서 그렇게 쓴 줄도 몰랐다. 
블러그 지기님중 한 선생님께서 막 꾸짖으셨다.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나도 모르게 무심코 그렇게 썼다는것은 그렇게 
되어 간다는 뜻이 아닐까, 
그래서 그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많이 부끄러워졌다.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고 지금도 어떤 글을 쓰던, 댓글을 달던 간에 아주 
조심하면서  한 글 한 글 신중히 검토를 하고 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지금도 지니고 있다. 
이제 우리들의 언어를 더이상 파괴하는 일은 안된다. 
    
"이 우울한 일을 더이상 전파하지 말기를 바란다"... 
이 말은 김혜남 선생님의 말씀이기도 하고 저의 마음이기도 하다.
우리들의 아이들을 위하여... 
또 나를 위하여, 또 우리 대한민국을 위하여... 

5월을 맞으며 우리 아이들을 어떤 아이들로 키워야 하나 생각하면서...
맑은 물가 푸르른 초장으로 인도하여. 아름다운 국가, 바른 사회, 
맑은 가정이 되어지기를 바란다. 
우울하지 않고 즐겁고 기쁘고 아주 행복한...우리가 되자.
거듭 말하지만  "말이 그 사람입니다".
작은바구니 4월 29일 5월을 바라보면서...
	

원문보기 : http://blog.daum.net/puppy60/7066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