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도 입구.

2005. 10. 20. 11:23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불빛을 담아 왔다고는 하지만
세상에서 주어진 햇살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불빛을 지나
계단을 오르다가 고개를 들어 보았지요.

 

그리 어둡지 않은 지하도였지만
고개들어 바라본 계단 밖의 하늘은
참 많이도 밝더랍니다.

 

긴 시간 반복되며 습관처럼 이어지는
내 모습에 식상해 가던차에 내게
세차게 달려들던 햇살이 어찌 그리
반갑던지요.

 

[긴 터널을 지난뒤]라는
자주 듣는 말의 의미까지는 아니어도
그 말이 무엇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지를
느껴 보았답니다.

 

짧은 순간에 만난 눈부심은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내게, 어깨를 토닥거려주는
손길처럼 따스하고 든든한
친구의 모습으로 다가온
선물이었답니다.

지하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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