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사이로...
2005. 8. 17. 17:54ㆍ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토요일 오후.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모래먼지 자옥하게 일어나고 있다.
너무 더워 아무도 뛰지 않는 학교 운동장에는
바람만이 주인공이 되어 뛰고 있다.
예전 내 어릴적의 학교 운동장에도
저런 모래먼지 뽀얗게 일고
그 속에서 땀 뻘뻘 흘리며 이리저리
뛰어 다니던 모습의 내가 있었는데...
아이들과 손잡고 찾아 본 초등학교 교정에는
모래먼지 뽀얀 운동장 말고도 볼것들이 더러 보인다.
아이들의 손길이 닿아 반짝반짝 빛나는 교실로 가는 계단의
손잡이며 복도에 주욱 늘어서 전시된 예술(?) 작품들,
교실 주변에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들었을 꽃 밭들,
하도 자주 매달려서 예쁘게 칠한 페인트가 남아 있지 않은 철봉.
타이어를 줄지어 땅에 심어놓은 중심잡기 놀이틀...
수도 없이 내 기억과 연관되어 즐거움을 주는 것들을
다 제치고 눈에 확 들어 오는 색이 있었다.
연 보라빛 담장의 투박하지만 정겨운 모습
그리고, 그곳으로 만화경 보듯이
튀어 나와 보이는 꽃 한송이.
그 빨간 빛속에서 난 지나간 어린시절
학교 운동장을 뒤놀던 내 모습을
끄집어 낼수 있었다.
담장.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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