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손은 약손이다...
2005. 7. 28. 09:45ㆍ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이른 새벽 어린 마음으로 참아내던
아픔을 참아낼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다.
늦은 밤부터 고열에 기침에 근육통에 시달리던
아이가 참 용하다 싶게 참아내더니
결국엔 울음을 터뜨린다.
조금만 조금만 참아보자며
달래다가 얼핏 잠들어 버린 시간이었다.
아빠! 힘드시죠?
그만 주무세요 이제 다 나았어요.
여덟살 딸내미는 그렇게 아빠를 위로하고 있었지만
아이가 참아내기에는 참 많이도 힘들었던 것을
아빠가 왜 모를까...
작고 여린 아이의 팔다리를 주무르고
수건을 찬 물에 빨아 열을 내리고
뜨끈뜨끈하게 느껴지는 배를 문지르며
탁한 아빠의 목소리로 아빠손은 약손이다
설화배는 똥배다. 얼른 얼른 나아라...
노래 불러주며 달래보다가
설핏 그깟 피곤에 밀려 잠들어 버린 내가
참 한심한 시간이었다.
아이는 통증에 잠 들지 못하면서도
아빠가 깨어 날까 조심스러워
소리도 내지 못한채 울고 있엇음을
흠뻑 젖어버린 베게를 보고 알수 있었다.
얼마나 마음이 아리던지...
얼마나 가슴이 터질것 같던지...
얼마나 아이에게 미안하던지...
늦은 새벽녁 응급실을 찾아가려는 내 발길을
서서히 내려간 체온과 통증을 호소하던 아이의
거친 숨소리가 사그라 들면서 잡아 주기는 하였지만
아빠! 힘들면 주무셔도 되요 라 말하여 주던
딸아이의 모습과 목소리는 몇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겨져 있다.
아이를 달래는 아빠가 아니라
아빠를 염려하는 아이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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