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가는 열차

2005. 4. 12. 20:31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춘천행 열차를 타고 싶다.

내 지난 젊은날의 3년이 묻혀 있는 곳.
춘천엘 가고 싶다.

춘천행 열차를 타고 싶다.
부산한 움직임을 요구하는 자동차 운전은
던져 버리고 그저 몸하나 던져 놓으면
알아서 나를 내가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는
열차 여행을 하고 싶다.

공지천이며, 개나리 동네며, 막국수며,
캠프페이지며, 대룡산이며...

내 젊은 3년간의 세월이 묻어 있는 그 곳엘 가고 싶다.

철로의 덜커덕 거리는 소리
삶은 계란을 망사에 넣고 팔러 다니는 홍익회며
긴 단 잠을 자는 시골 아저씨의 모습과
한창 이뻐 보이는 연인들의 미소와
이곳 저곳을 뛰어 다니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을 춘천행 기차를 타고 싶다.

타되,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타고 싶다.

내 지나간 시절엔 이런 세월도 안고 있었네라
지금처럼 매끈함으로 포장되어지지 않고
스스로 푸른 제복을 입고 가슴 가득한
꿈을 주체 하지 못해 몸으로 몸으로
스스로를 채찍질 해가며
야산과 들판을 뒹굴던 그런 시절도 있었네라.

그 푸른 제복속에 거칠 거칠한 마음이지만
가식적이지 않은 마음이 들어 있던
그런 시간도 있었네라 이야기 하며
지나온 20여년의 세월을 그리워 하고 싶다.

하여,
자꾸만 흐려지고 뽀얀 새하얌을 잃어 버리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다시 무엇이라도 그릴 수 있는
그런 마음으로 되돌리고 싶다.

춘천 가는 기차를 타고 싶다.
내 흐려져 가는 마음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기억이 남아 있는

춘천 가는 기차를 타고 싶다.
내 마음이 전달되는 친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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