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4. 12. 17:55볼꺼리/발로찍은사진

먼데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난히 바람이 세게 불던 날
폭폭 발자욱 새겨지는 모래사장을 지나
도착한 항구에는 별나게 찬 바람이 불었다.

텅 비어 버려 세찬 바람이 휘몰고 지나가도
온 몸으로 막아서야 하는 저항감을 느낄 수 없던 날

몇 안되는 사람들 마저 돌아가 버린 항구에 서 있었다.

 

그곳에서 나처럼 가슴이 텅 비어
버린것  같은 새 한마리를 만났다.

 

원래 저렇게 생긴 새들은
본능적으로 무리를 지어 다닌다.

 

하지만 그날 내 눈에 비친 새는
홀로 바람을 맞고 있었다.

 

유난히 하얗고 까만 눈을 들어
깜박임조차도 없이

먼데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seagu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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