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울꺼리/우리말이야기
[아니오] 와 [아니요]
bluecloud62
2006. 8. 10. 16:12
따온 데: '…다듬은' 이야기 한글 맞춤법(2004, 석필)
글쓴 이: 리 의도(춘천교대 교수) 아니오와 아니요 "아니오"와 "아니요" 중에서 어느 것이 맞는지를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 정답부터 말하면 둘 다 표준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쓰이는 상황과 맥락은 사뭇 다릅니다. "아니오"가 쓰이는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손님: "노인장이 이 여관의 주인이시오?" 영감: "아니오" (1)의 "아니오"는 '아니-'에 종결 어미 '-오'가 결합된 형식입니다. "주인이시오?"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 "아니오"인바, 이는 "아니오"가 하오체(예사높임)에 쓰임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시오"에서 보듯이 '-오' 앞에 주체 높임의 중간어미 '-으시-'를 삽입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에 비하여 "아니요"는 (2)와 같은 상황에서 쓰입니다. (2) 어른: "네가 영민이니?" 아이: "아니요." (2)의 "아니요"는 '아니-'에 높임 토씨(존대 조사) '-요'가 결합된 결과입니다. '아니'만으로 끝맺었다면 반말이 되는데, 그 뒤에 '-요'를 붙임으로써 해요체(두루높임)가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끄트머리 '-요' 앞에 주체 높임의 '-으시-'를 삽입시킬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아니오"와 "아니요"는 상대(말들을이)를 높이는 등분이 다릅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아니오"는 하오체에, "아니요"는 해요체에 쓰입니다. 대체로 하오체 대화는 '-습니다, -습니까, -으시오, -으오' 따위로 끝나며, 해요체 대화는 '-다, -냐, -니, -어요, -으세요' 따위로 끝나는 일이 많습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어린애가 하오체를 쓰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며, 나이 지긋한 노인이 (더구나 상대가 하오체를 쓰는데) 해요체를 쓰는 것도 어색합니다. (3)과 같은 상황에서 "아니요"가 알맞습니다. (3) 아이: "아저씨, 지금 바쁘세요?" 어른: "아니, 무슨 할 얘기라도 있니?" 아이: "아니요." 그런데 이음(접속)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아니요"로만 쓰입니다. 다음 (4)에서의 "아니요"는 위에서 말한 "아니요"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겉모습은 똑같지만, 높임의 뜻이 전혀 없으며 구실(기능)도 전혀 다릅니다. (4)㉠ 수박은 과일이 아니요, 사과는 과일입니다. ㉡ 수박은 과일이 아니요, 사과는 과일이다. 다시 말하면 접속 형식의 "아니요"에는 높임의 정도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