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cloud62 2012. 1. 22. 22:43

 


 

 

틈만 나면 지나던 길이다.

 

틈만 나면 지나던 길이지만

한번도 가까이 가본적은 없는...

 

몇년동안의 스쳐 지나감을

멈추고 가까이 다가서본

어두운 밤의 바닷가.

 

가만,

서있음에도

내 몸은 파르르 흔들리기 시작한다.

 

부는 바람의 드센 기운을 버티지 못하고

바람을 막아 줄 벽을 찾을 무렵

온 몸에 한기가 돈다.

 

그리 친하지 않는 백세주라는 녀석과의

싸움에서 훈장처럼 얻은 빨간 반점과

온몸을 투르륵 태우며 올라오는 열기를

식히고자 함이었는데

오리려, 몸에 냉기가 돌기 시작한다.

 

바다 한참 너머 저편에

불빛들의 흔들림이 유난하다.

 

너무작아 잘 안보이다가

까맣게 닫혀있는 커튼을 열듯 바람의 손길에

흩어지는 어둠속에서 빛나는 불빛들의 반짝임은

아주 오랜동안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이유모를 헛헛함을 날려 버린다.

 

그 드센 바람속에서 난 전화기를 꺼내어들고

가슴을 휑하니 뚫고 지나간 바람과 반짝임을

이야기하며 들려 주었다.

 

커다란 내 웃음이며

지금 나를 흔들고 있는 바닷바람의 시원함이며

내 살아 생전 잊혀질것 같지 않는 별빛같은

반짝임이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