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그리고 어머님이시지요. 정확하게는...
살며의 짧은 순간을 아쉬워 하시더니 돌아 가시고 난뒤에 만난 어머님과 긴 이야기를 나누고 계실까요?
두분이 계신곳.
일이 있어 가는 여정에서 가까운 곳.
그곳을 들러 가기로 했지요.
두분 계신곳까지 올라가기 전 편의점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병 사서는 길을 오릅니다
시원한 막걸리 병에서 물방울 채 마르기 전에 도착하니 별것 아니지만 두분 계신곳 둘레에 풀들이 자라났더라구요.
잔듸가 씨를 뿌리려 일어난 것도 있지만 잡초라는 녀석들이 드문드문 뭉텅뭉텅...
손으로 챙겨내는대 아구가 제법 뻐근해 지더라는...
뽑아내고 나니 왼쪽편에 계신분들 김씨 문중분들의 묘소에도 보이네요...
부모님처럼 만큼은 아니지만 거기도 뽑아 내며 이리 말씀 드렸지요...
친하게 정을 나누며 잘 지내시라구요. 아주 꼼꼼하게는 아니지만 보기 흉하지 않을 만큼만 정리해 드릴게요. 사이좋게 지내시는 거에요? ^^
한바퀴 빙 둘러 풀을 뽑아 드리고 나니 이번엔 오른쪽에 계신 분들이 보이네요. ㅠㅠ
안동권씨. 할머님께서 안동 권씨 문중이셨지요.
그냥 놓아 둘 수 없어 또 뽑기 시작했지요.
잠시면 될줄 알았는대 시간도 많이 지나고 이마에 가슴에 땀방울 맺히더랍니다.
그분들께도 이웃이니 잘 지내시기를 말씀드리고 막걸리 한잔 올리고 고개 숙이니
울컥거리고 왈칵거리는대...
감당이 안되게 내 맘대로 말구, 지맘대로...
아버지... 좋으시지요? 어머님과 함께 계시니? ^^
어머니... 좋으시지요? 아버님이 곁에서 지켜 주시니? ^^
한참동안 입에서 꺼내지 않던 이야기 인대요... 오류동 있잖아요. 아버님께서 철도공무원 하시면서 근근히 모은 돈으로 땅사서 집을 지으신 곳이요.
그 마당에 아버님께서 심어 피우시던 꽃들과 포도나무 한송이가 생각 나더랍니다.
여름이면 그 포도나무 아래에 바가지에 물채워 앉아서는 아직 시큼한 맛이 빠지지도 않은 포도송이를 서로 먹겠다며 투닥거리던 형과 누나 그리고 내 모습이요.
가을엔요? 에이~ 아시잖아요. 아버님께서 심어 놓으신 과꽃과 국화가 마구 피어나던 모습이요^^
아! 상추도 심으셨지요. 토요일 점심때 찬밥에 물말아 먹기도 했지만 상추 뽑아 쌈도 싸먹던^^
그런대요... 그렇게 좋은 기억들이 또렷하게 살아 나는대 나는 왜 이리 가슴이 울컥 거리는 건가요?
왜 이리도...
그것 아세요? 아버님께서는 저를 무척이나 좋아 하셨다는것을요?
형님은 듬직해서 좋아 하셨고 누님은 남의집 사람 이라 드러내는 말씀은 안하셔도 똑똑하니 좋아 하셨지만 저는 도톨아~ 도톨아~ 하시면서 막내로만 좋아 하시던것이 어느 날 부터인가는 시원시원해서 좋으시다 하시고 또 어느 날 부터 인가는 믿음직 스러워서 좋으시다 하셨지요.
그런대... 이제는 그 말씀을 안해 주시더랍니다.
조금은 설운 마음 들겠지요? ^^
아버님께 말씀해 주세요. 막내가 설워 하더라구요^^
아니에요. 그냥 어머님만 알고 계세요^^
그냥... 그냥 투정 부려 본거랍니다.
오랜만에 다 커버린 마음에도 아이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겨 났나봐요^^
다음에 들렀을때 또 이런 저런 이야기 어머님께서 보시지 못했던 손주들 이야기도 그리고, 까가머리 중학생으로 기억되고 있을 막내가 이제는 머리가 희끗한 중년으로 커 버린 이야기 이런것들 이야기 해 드릴게요...
날이 참 좋지요? 햇살이 아주 좋아요.
일어서는 마음에 평안을 담아 주신거지요? 어머니께서요? ^^
아버님도 좋아 하시네요. 늘 보여 주시던 웃음을 보여 주시고 있네요^^
다시 찾아 뵐게요.
참! 이웃분들 자리도 제가 풀뽑고 정리해 드렸는대 우리 아들이라구, 막내동이 도톨이라구 자랑 하셔도 된답니다^^
그럼 전 또 세상살이 하러 갑니다. 다녀 올게요^^
매년 5월 4일
아버님께서 더이상 내게 그 환한 웃음을
나누어주지 않는 날로 기억되는 날...
어린이 날도 어버이 날도 함께
아버님을 따라가 버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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