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cloud62
2008. 6. 23. 17:20


마중물.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따로 불릴 이름을 지어 보았답니다.
별것 아닌 일이지만, 참 소중한 일이기에 그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욕심만 가득한 모습이 아니라
땅속 깊은 곳은 시원함을 지니고, 태어나 처음으로
햇살을 만나는 맑은 반짝임으로 언제나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변하지 않고 지닐 수 있는 부름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멋있고, 고상하고, 힘있는 말들이 많았지만 어릴적 동네 아이들과 지치도록 뛰어 다니며
놀고 난 뒤에마당 한켠에서 펌프질을 하여 끌어 올린
지하수의 시원함을기억해 내었답니다.
그 시원함을 아이에게 주기위해 펌프 한 곁에 늘
바가지와 물 한양동이를 챙겨 주셨던
어머님의 마음도 함께였지요.
내 살며의 시간 동안이
그렇게 누군가에게 맑고 시원하고 투명한 지하수를 만나게 하는 존재였으면
하는 바람으로마중물을 불러 내었습니다.
마중물. 한 여름의 뜨거운 뙤약볕을 마다 하지 않을 언덕으로 남아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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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한 여름 뜨거운 뙤약볕 마다 않고 땀을 뻘뻘 흘리던 아이들이 달려간 곳에는
마당 한켠에 자기 허리춤보다 조금 높은 펌프가 서 있었습니다.
양동이에 담겨있는 물을 한 바가지 퍼서는 펌프위로 좌락 부어 넣고는 한 아이가 열심히 펌프질을 합니다.
푸덕푸덕 거리는 펌프를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던
아이들이 동시에 와~ 하는 함성을 지릅니다.
땀에 절어 꾀제제 하지만 아이들의 초롱한 눈빛 만큼이나 맑은 물줄기가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시원스레 흘러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이 뙤약볕 아래에서도 아무 망설임없이 펄쩍펄쩍 뛰어 놀 수 있는건 아이들이 만날 그 반짝이는 시원한 물줄기가 언제든 아이들을 반겨주기 때문일거구요.
펌프에 부어 넣는 마중물. 아이들은 알거랍니다.
마중물이 자기들에게 무엇을 주는 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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