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자...

bluecloud62 2008. 4. 26. 12:28

묻자.

                                   한여름 뜨거운 갈증에
                                   먼지 폴폴 날리던 너의 가슴에도
                                   톡톡 소리내며 박히는
                                   가을비 빗방울 같은
                                   촉촉함이
                                   기쁨으로
                                   뿌려지는지...

묻자.

                                   오랜동안 흔들림없는 고요함이
                                   전부였던 너에게도
                                   시간의 길고 짧음에 관계없이
                                   깊이가 정해지고
                                   넓이가 그려지는
                                   너른 호수위의 파문같은
                                   설레임이 일어나는지...

묻자.

                                   내것이 분명함에도
                                   내것이 아니라며
                                   묻어 둠으로 지켜 내었던 것들을
                                   시리게 눈 부신 햇살에 내어 놓을수 있는지...

                                   묻자.

                                   내것임에도 내것이 아니라
                                   내려 놓음으로서
                                   내가 네가 되는
                                   버거로운 감동을
                                   그리워 할수 있는지...

묻자.

                                   고개 들어 바라본 겨울날
                                   밤하늘에 뿌려진
                                   별빛 들의 반짝임을
                                   이적지 잊지 않고 기억해 낼 수 있는지
                                   하여, 애써 더하지 않아도
                                   늘 빛나는 가슴을 지닐 수 있는지...

묻자.

                                   늦은 봄
                                   햇살에 녹아 내리는 눈처럼
                                   사라진다 해도 입가에
                                   비치듯 생겨나는 웃음을
                                   머금고 있을 수 있는지...

묻자.

                                   이 모든것들의
                                   한 가운데에서
                                   흔들리지 않고
                                   당당히 서있을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