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cloud62 2006. 4. 11. 10:19

어둠속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알아 들을수 없는 활기찬 웅성거림.
흑판에 썩썩 거침없이 써내려가는 도표.

 

황사로 서걱거리는 내 모양새를 털어내려
아파트 복도에서 바라보던 뽀얗게 피어난
벗꽃의 포근함을 밀어내고 한참이나
눈에 각인되어진 모습이다.

 

아주 오래전에 내 입에서도
꽤나 여러번 오르 내렸던 단어.

 

야학.

 

주말의 곤한 쉬임이 마냥 그리울 시간에,
가족들과 함께 피워낼 환한 웃음이 남겨질 시간에,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할 친구들과의 시간에,
때마다 찾아오는 계절의 유혹이 대단할 시간에

 

그들이 자리하고 앉아 머리 맞대고 풀어내는
저 공식들을 비추는 불빛과 열기는
긴 시간 차악 가라앉아 있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한때는 내게도 있었을 과거형의 단어.

 

열정.

 

잠시지만 다시 찾아낸 내게 있었던 단어.

 

변덕 심한 내 마음에
얼마의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울컥하는 뜨거움을 남겨 놓을것 같은...

 

내 손안에 담배가 재로 변하고
그러고도 훨씬 더 오랜 시간이 지난후에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고

 

들리지도,
알아 들을수도 없는
늦은 시간의 강의를 함께 들은 나도
내 자리를 찾아 몸을 틀고 있었다.

 

내 작은 가슴을

뻐근하게 채워오는
즐거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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