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초가지붕의 하늘...

bluecloud62 2005. 8. 17. 17:50

빗 방울 투둑거리면 툇마루에 앉아
짚새끝에 맺히는 빗방울 바라보고
한갓짐에 소일거리 없다 싶을때
성근 초가지붕 사이로 손 쑥 디밀어 넣으면
굴뚝새 한마리 손에 잡히고
햇살에 소르르 녹아 내리는
고드름 한켠에 반짝이는 빛을 보고...

 

그렇게 보여지던 초가집 지붕 끝자락에서
고개를 들어 보자니 시리게 부신 하늘이
와락 나를 안아 올린다.

 

기억에 남겨져 있는 아이의 눈에서 바라 보아진
그저 따스함이 좋은 하늘이 아닌 이미 한참을
자라 머리에 희끗함이 보이는 어른의 눈에서
바라본 하늘은 따스함 보다는 내 몸을 비추는
햇살에 부끄러움이 앞서 버린다.

 

고개 돌리고픈 이야기가 무에 그리 많을까?
무슨 아쉬움이 그리 많아 눈 시려하며
고개 돌려야 하나?

 

파란 하늘을 작은 가슴으로 감싸 안으며
즐거워 하던 그때의 그 기억으로는
되돌아 갈수 없음을 알아가는 마흔넷의 나이

그 나이에 초가지붕 누런 끝에 펼쳐지는
하늘을 바라보고 싶어졌다.

초가지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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