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cloud62 2005. 7. 27. 03:05

오래전이란 기억만 남아 있지만 앞마당에선 아버님께서
유난히 하얀 햇살을 등에 받으시며 풀썩풀썩 먼지나는
황토를 일구시곤 하셨습니다.

 

그때면 저는 조그만 주전자에 힘에 겨웁게
물을 가득담아 아버님의 곁에 쪼그려 앉곤 합니다.
세모낳게 생긴 호미로 땅을 팔때마다 아버님의

손등에는 불끈불끈 힘줄이 보였고 난 아버님의

그 손이 세상에서 가장 힘센 손으로
보이곤 했습니다.

 

그때 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아버님의 두손은 매년 우리
앞마당에 오랜동안 향기를 뿌려주는 예쁜 꽃들을
아무것도 없을것 갖던 바로 그 황토 앞마당에서
피워 내셨기 때문입니다.

 

그 힘센손을 거쳐 땅은 다듬어지고 그 안에서
아름답지는 않을지 몰라도
아빠하고 나하고 ♪♬♬♪
노래가사처럼 우리집 앞마당에는 오랜동안을
두고두고 정겨운 꽃들을 피워 내곤 했답니다.

 

어느새 나도 아이가 태어나고 머리에 희끗희끗
흰머리가 비치게되는 요즘 아버님과 함께 풀썩풀썩
황토먼지나는 앞마당을 가꾸던 기억이 그립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센 손이던 아버님의 손이 이제는
그리 세어보이지 않을것 같다는 느낌이 커갈수록
나는 어릴때의 기억이 더욱 그리워만 갑니다.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힘센 두손을 잡고
오랜만에 황토내음 물씬한 곳으로
나들이라도 가자고 졸라 보고 싶습니다.

 

오늘은 유난히도 흙내음이
그리운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