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오래 된 생각 둘.

bluecloud62 2005. 7. 1. 14:11
딸내미 에게도 남겨 두었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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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0월 23일 설화 두살때

아빠는 설화의 잠든 모습에서 아주아주 포근한 느낌을 받는단다.
그 짧은 팔,다리로 이방 저방을 비틀거리며 쏘다니다가
행여라도 눈이라도 마추칠라시면 아빠가 도저히 흉내낼수 없는
이쁜 표정을 지어가면 예쁨을 떨거나 두살바기 특유의 놀이가
심드렁해지면 두 팔을 번쩍 치켜들고 안아 달라는 표정을 지을때면
얼마나 싱그러운 느낌이 드는지.....

이런것들을 뒤로 하고 하루를 마감하고 있는 우리 딸 내미의 쌔근
거리는 숨소리는 아직도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온갖 싱그러움을
내 뿜고 있는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있는 설화의 어느 한 구석이라도
예쁘지 않은 구석이 있을까마는 아빠는 작아도 아주 작아서
아빠의 주먹안에 쥐면 따스한 온기와 솜털보다 더 보드라운 느낌을
주는 설화의 작은 손을 좋아 한단다.
어느날은 잠자는 설화 손을 잡고 잠들었다가 눈을 떠보니 그 작고
예쁜손이 저만치 떨어져 있는걸 보고 밤새 아가의 손 하나 지켜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커다랗게 다가 오더구나.
아뭏든 그 다음부터 아빠는 설화의 손을 쥔채로는 절대로 잠들지
않았단다.

참, 요즈음엔 새로운 기쁨으로 아쉬움을 대신하고 있는걸 영특한
설화는 아는지 모르겠다.
그건 설화가 깨어 있을때 안아 주기야.
아빠의 가슴에 안겨 그 작은 손으로 아빠의 등을 토닥거려 주는

그 느낌이란...................................

하지만 적당한 때에 물러날줄 모르는 설화의 고집을 아빠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이란다.
아직 어린탓에 적당한 때라는 느낌을 알수는 없겠지만 아빠의 얼굴이
힘에 겨워 벌겋게 달아 오를때까지 안아주기를 보채는 건 설화나
아빠에게 모두 힘이 들텐데 말이다.
각설하고 이제까지 건강히 잘 자라주고 있음이 아빠는
고마울 뿐이란다.

설화가 늘 밝고 맑은 아이이기를 바라며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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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8살이 된 설화지만
여전히 어릴때의 그 맑음을 지니고 있어주는 아이
자기 보다는 항상 남을 아빠,엄마를 먼저 챙겨주는 아이
오랜 시간뒤에 내가 다시 이글을 볼때에도
여전히 같은 모습일것 같은 아이
그래서, 아빠를 늘 힘나게 하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