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cloud62 2005. 6. 20. 15:10

벌겋게 녹슬은 몸으로도

놓지 못하고 있지.

 

한때는

반짝반짝 은빛으로 빛나는

고운 모습을 지닌때도 있었지만

 

우직스러울만치 고지식한 모습으로

부둥켜 안고 놓지 못하더니

 

이제는 손대면 푸석푸석

떨어져 내리는 몸뚱아리가 되어

 

보는 사람 눈길 찌푸리게 하는

천덕 꾸러기가 되어 있지.

 

긴 시간을 한결같이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지켜 내었지만

남겨진 것은 비릿한 쇳내음과

부서져 내리는 몸뚱아리 하나.

 

그래도,

여전히 벌겋게 녹슨 몸으로도

놓지 못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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