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해질 무렵에...

bluecloud62 2005. 6. 7. 19:09


아침해가 뿌리는 빛이 하얀은빛 쟁반의 깨끗함 이라면
저녁해가 뿌리는 빛은 황금빛의 꽉찬 넉넉함으로 남아요.

 

그리 긴 시간을 살아 온건 아니지만
늘 황금빛의 넉넉함만을 욕심부리며
살아온 내 시간들을 바라보니
마치 늘 벌레먹은 사과만을 먼저 먹어 온 사람처럼
바라 보는건 늘 싱싱하고 달콤한 사과만을 바라보지만,

 

매번 내가 즐겨 먹어 왔던건 내게 주어진 것들중에
가장 달콤하고 싱싱한 것들은 단 한번도 먹어 본 적이 없고
늘 가장 오래되어 벌레먹고 상해버린 시큼한 사과만을
먹어 왔던 것을 알게 되었어요.

 

멀리 떨어져서 나를 보기 전에는
내가 가장 보기 좋은 것들만을 추구하고
지니며 살아 숨쉬는 줄 알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단 생각이 문득 생기기 시작 하였구요.

 

내 하루하루의 날들에는
모든것을 마무리 하는 저녁 무렵에 남겨지는
황금빛의 넉넉함이 가득한 저녁해에 대한 욕심만이 가득하여
깨끗하고 맑은 아침해의 즐거움을 느끼고 보는것에 아주 많이
인색하였음을 알게 되었답니다.

 

늘 가장 좋은 사과를 먹는 사람과
늘 가장 나쁜 사과를 먹는 사람의 이야기가
그저 어릴적 읽었던 이야기의 하나로 남겨져 있다가
오늘 그것이 내 이야기 인줄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세상을 알게 되면서
내 주머니 속에 꼭꼭 채우기 시작하였던
욕심에서 비롯된 이건 내거야라고 부르던 것들을
하나 남김없이 꺼내어 나누어야 겠어요.

 

늘 가장 좋은것만 내것이게 만드는 방법.
그거 어렵지 않은 거란 생각을 하게 된 해질 무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