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cloud62 2005. 5. 16. 17:47

둥글레.
뜨거운 물에 잠시 담가 놓았다가
구수함이 번질무렵 눈가에 어리는
뿌연 김을 불어내며 마시던
지난 겨울의 기억에도

낮에 잠시 다녀온 외출 뒤에
갈증을 달래기 위해
시원한 물에 담가 두었다가
꿀꺽꿀꺽 들이키던 시원함에서도
둥글레차의 모습은 연상되지 않았다.

 

하얀 쌀알을 공중에 매달아 놓은 듯한
모습이 생각나는 꽃들이 가지런히
매달린 사진이 둥글레 인줄을
알게된건 내가 사진이란걸 좋아 하게
되면서부터 부수적으로 지니게 되는 즐거움이다.

 

내 일상에, 내 주변에 있는것들을 그렇게 쉬엄쉬엄
하나하나 더 많이 알아간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공부하여야만 하는 절실함을
이루어 낸 뒤의 포만감보다 훨씬 더 잔잔한 즐거움을 남긴다.

 

둥글레,
그 구수함이 입안 가득히 번질때마다
나는 쌀알같은 하얀 꽃을 떠 올릴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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