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작은 세상
난 아주 커다란 세상속에 살고 있었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는 세상이었다네요.
어느때인지 모르겠지만
그 부러울것 하나 없는 세상에서
즐거움이 사라지기 시작한걸 느끼게 되었죠.
아침에 일어나 눈부신 햇빛을 받고
출근길의 상쾌함을 즐기고
거의 꽉차게 짜여진 일정을 하나하나 마무리하고
퇴근하는 길에 아이들과 아내를 위하여
집앞 슈퍼에 들러 맛난 과자와 가끔은 시원한 맥주도 한캔 사고
하루 종일의 피곤함을 아이들의 재잘 거림과 아내의 미소로 털어내고
때로는 TV에서 방영되는 지나간 영화도 보고
주말이면 5일내내 밤 늦게야 끝나던 일에대한 중압감에서 벗어나
햇살이 따사로운 한낮의 여유로움도 즐겨보고.....
그런데,
이런 모든것들을 되풀이 하면서
예전의 즐거웠던 느낌들이 사라지고
그냥 지내니까 지내지는 그런 일상들이 되어 가는걸 느끼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살고 있던 그 아주 일상적이지만
커다란 세상에 아주 작은 또 다른 세상이
생겨 나고 있단 걸 알게 되었어요.
이제까지 내가 애써 만들어 왔고 또 만들어 갈
그런 세상과는 전혀 다른 아주 자그마한
그런 세상이었어요.
아주 작은 손길만으로도
커다란 감동을 느끼게 되고
아주 작은 이야기 만으로도
오랜시간 지속되는 정겨움을 주고
아주 작은 눈길 만으로도
모든것이 이해되는
그런
작은 세상.
이쁜 모습으로 남겨 두고 싶었더랍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나만의 세상으로 남겨 두고 싶었더랍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내가 이제적 살아왔던 세상과
새로 만들어진 세상은
서로 나뉘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가 어우러진 세상이라며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더라구요.
하지만,
난 그 작고 아름다운 세상을
지켜 보기로 마음 먹었답니다.
아니, 지켜 내기로 마음 먹은거지요.
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거나
사라지는 그런 잠시의 느낌으로 끝나는
유희적인 세상이 아니라
오랜 시간속에서도 여전히
반짝반짝 빛을 내는
그런 세상으로 남겨지도록
해 보려 마음 먹고 나니
한결 편해 졌답니다.
잠시의 흔들림이나
잠시의 머무름이나
잠시의 잊혀짐이나와
관계없이
늘 같은 모습으로 남겨 질 수 있는
자기만의 보석같은 작은 세상.
그걸 지니고 있단게 얼마나
가슴 벅찬 의미인지
아마도,
아무도 모를 것 같아요.
하나쯤,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
보석처럼 반짝이는 의미를 만들어 본다는거
해볼만 한 거라 생각해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