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꺼리/가슴속이야기
퉁퉁 부은 얼굴
bluecloud62
2005. 4. 12. 20:17
간밤
끊이지 않는 갈증에
그 양이 가늠되지 않는 음료와 물을 들이키다.
후유증인가?
새벽잠에서 깨어난
욕실의 거울에 비친 나는 내가 아니었다.
얼굴 전체가 찐빵에 넣은 이스트를 과다하게 넣은 부은 얼굴에
나도 모르게 내가 이랬어?
이 모습이 내가 맞어?
라는 물음표가 두르륵.....
출근길 전철 안에서도
가급적 고래를 숙이고 들지를 못한채
애꿎은 신문만 두어번씩 뒤적뒤적.
어쩌다 얼굴을 들었는데
앞 사람 눈과 마주치고
내가 거울에서 보았던 얼굴이 저사람 눈에비칠까? 라는
생각을 하니 괜한 자격지심이 생겨 얼른 고개를 내려 버리고...
내가 언제부터 보여지는 얼굴에 신경을 썻다고...
그런데
정말 이상한거는
어느 날 부터인가 알수는 없지만
내 얼굴에 내 모습에 내 복장에 내 마음에
그런 마음이 들기 시작한거
그건 확실히 알게 되었단거다.
이왕이면 깨끗하게
이왕이면 단정하게
이왕이면 보기좋게
이왕이면 이왕이면 이왕이면...
나만 괜찮으면 되었지가 아니라
나 아닌 존재들에 대해서도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단거
오늘 아침
퉁퉁 부은 얼굴로 출근하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직도 얼굴엔
누르면 다시 튀어 나올것 같은 탱탱한 긴장감이 사라진
물에 불은 찐 감자 같은 푸석함이 가득한거 같다.